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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6-04-05 01:12
[질문사항] 질문있습니다.
 글쓴이 : 유한일
조회 : 1,470  
 
 
15년간 영어 공부를 하면서 한국에서 사는 토종 한국인으로 할 수 있는 것은 다 했다고 생각합니다. 
 
시험영어에서도 꽤 높은 점수를 가지고 있지만..
스피킹 만큼은 정말 제가 시간을 투자한 만큼의 노력의 결과를 가늠하기 힘들다는게 공부할때 가장 어려운 점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
 
나열해보면..
  
1. 단어의 스펠과 뜻을 안다하더라도 발음 때문에 소통이 안됨.
2. 대부분의 많은 미국원어민들이 구동사를 선호하는데 이건 아무리 외우고 공부해도 실전에서 쓰기 너무 힘드네요..
3. 더 빠른 유창성과 간결한 영어 문장만들기..
  
이것들을 충족시키기 위해서 많은 사람들이 미국식 드라마를 보고 그들의 억양을 따라하거나 컨텐츠를 계속 해서 즐기라고 하는데 저는 이런 방식이 너무 지루하더라구요..혼자 영어를 말하고 안들리는 것을 들릴때까지 듣고 혹은 쉐도잉하고.. 마치 어린이가 영어를 배울때처럼..ㅠㅠ
  
물론 이 방법으로 효과본 사람도 많겠지만서도.. 제가 과연 저 방법을 통해 많은 시간을 투자할만큼 여유가 있다고 생각되진 않아요. 거기다가 제가 저렇게 한다고 해도 실력을 높이는데 얼마나 많은 시간이 들지 혹은 이게 정말로 나에게 맞는 방법인지 이런 식의 생각은 아에 시도조차 못하고 있네요..(정말 한번도 영어공부용으로 tv,동영상 라디오, 신문등을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원어민친구 학원 원어민 선생님들이나 필립잉글리쉬 Leira 선생님께서도 칭찬을 해주시고 격려해주시고 잘하고 있다고 말씀하시고
너의 완벽주의가 너에게 많은 스트레스를 주고 있다고 하세요..
 
구동사, 슬랭, 더 정교한 문장이나, 고급스러운 어휘 그리고 유창함까지 이 모든 것을 함께 두루 갖추고 싶은데, 제가 너무 욕심쟁이일까요?^^;;
 
앞으로 어떻게 공부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아요. 다른 이와 영어로 대화하는 것은 즐기긴 하면서도 더 빠르고 폭팔적이게 늘지 않는 것에 대한 스트레스도 함께 받고 있는 요즈음입니다..
  
어떻게 해야 스피킹을 더 효율적으로 늘릴 수 있을까요. 남들이 추천하는 방식으로 그냥 무작정 영어 컨텐츠를 들어볼까요? 
 
긴 글 죄송합니다만 조언좀 주시겠어요?ㅠㅠ


관리자 16-04-05 14:39
 
유한일님 안녕하세요. 필립 잉글리쉬 한국 매니저팀입니다.

오늘은 수강후기 코너가 아닌 자유게시판에 글을 올려 주셨네요. 조언을 드리는 것이 주제 넘지만, 그래도 조언을 구하셨기에 조언을 드리겠습니다. 아래에 우리들의 생각을 적어 봅니다. 

먼저 결론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질문에서 "제가 너무 욕심쟁이일까요?"라고 여쭤 보셨는데...  맞습니다. 욕심쟁이십니다.^^ 적어주신 내용은 '원어민과 똑같은 영어회화 실력을 갖추고 싶다'는 말씀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사람은 희망하는 존재입니다.  영어회화도 더 잘 하고 싶고, 공부도 더 잘 하고 싶고, 더 좋은 학교에도 가고 싶고, 돈도 더 많이 벌고 싶고, 사회적으로 더 영향력을 발휘하고 싶어합니다. 사람은 이런 희망을 품기에 발전합니다. 그리고 이런 희망을 갖는 것 자체는 나쁜 것도 아니고 욕심도 아닙니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희망하는 바를 이루고자 하면, 그에 합당한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자연법칙입니다. 그런데 그런 과정을 거치지 않고 희망하는 것을 이루고자 하면, 그것은 마음이 만들어낸 허상이며 욕심일 것입니다. 또한 어떤 합당한 과정을 거치지 않았다면, 자연법칙에 따라, 그만큼 결과가 나오지 않는 것도 당연합니다. 그런데 결과가 나오길 희망하니, 우리는 괴로움을 느낍니다. 그래서 허상을 품고 욕심을 부리면 마음이 괴롭습니다.

한양대 국어교육과 및 동 대학교 교육대학원에서 한국어 교육을 전공하시고 외국인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시고 있는 권수진 학습매니저님은 언젠가 "영어권 시민들은 한국어 배우는 것을 우리가 영어 배우는 것보다 더 어려워 한다"는 이야기를 하시더군요.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대표적인 이유로는 ⓐ 한국어 어순 유형이 영어와는 정 반대임 ⓑ 한국어와 비슷한 동족 언어가 아예 없음 그리고 ⓒ 영어에는 경어 사용 용례가 거의 없음 등이 꼽힙니다.

우리에게는 너무나 쉬운 한국어!! 그리고 콧대 높은 영어권 시민들에게 너무나도 어려운 한국어!! 대체 우리가 서양인들보다 월등하게 한국어를 잘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한민족이 그들보다 우월하기 때문일까요? 물론 아니겠지요. 사람의 능력은 다 비슷합니다.

우리가 그들보다 월등하게 한국어를 잘 사용하는 이유는, 당연하게도 우리가 한국어와 지낸 '시간' 때문입니다. 역으로, 그들이 우리보다 월등하게 영어를 잘 구사하는 까닭 역시, 당연하게도 그들이 영어와 지낸 '시간' 때문입니다.  유한일님께서 태어나서부터 얼마나 많은 시간동안 한국어를 사용해 오셨는지 떠올려 보세요.  그리고 만일 어떤 외국인이 딱 '유한일님께서 영어에 들인만큼의 노력'을 한 뒤, 유한일님 급의 한국어 능력과 감각을 가지게 됐다고 상상해 보세요. 뭔가 좀 억울(?)할 것 같지 않으신가요? ^^

 영어와 지낸 '시간'이라는 것이 대체 무엇을 의미하는지 리스닝을 중심으로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을 드려 보겠습니다.  한국어 원어민인 우리들은 옹알거리는 친구의 한국어조차 귀신같이 이해합니다. 우리는 이미 이 정도의 고도화된 리스닝 능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그런데 왜 우리들은 영어만 쓰면 이런 고도의 능력을 하나도 발휘하지 못하는 것일까요? 

우리가 리스닝 연습을 할 때 가장 많이 착오하는 것 중의 하나는 바로 '우리가 영어 리스닝을 잘 못하는 이유가 대부분 발음 때문이다'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물론 때로는 발음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주된 원인은 따로 있습니다.  그건 상당수의 영어 표현들이 관련된 상황 및 맥락과 함께 우리 삶에 완벽하게 스며들어 있지 못하고, 우리 두뇌에 고작 지식의 수준으로서만 저장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원어민이 아니니까요.

유한일님도 아시다시피, 영어 발음이란 정말 다양합니다. 잉글랜드 발음, 스코틀랜드 발음, 호주 발음, 미국 발음, 인도 발음... 억양도, 어휘도 다릅니다. 그렇다면 미국 안에서는 어떨까요? 미국 안에서도 지방마다 억양과 발음이 판이하게 다릅니다.  그런데 원어민들은 어떻게 그토록 다양한 영어 발음들을 척척 들을 수 있는 것일까요? 그건 그들이 사용하는 수많은 영어 표현들이 관련된 상황 및 맥락과 함께 그들 삶에 완벽하게 체화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체화를 이루어준 것이 바로 그들이 영어와 보낸 '시간'입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 드리겠습니다. Good morning! 이라는 표현 잘 아시죠? 영국에서는 /굳 모닝/이라고 발음해 줍니다. r 사운드는 거의 들리지 않습니다. 미국에서는 /귿 머r닝/ 정도로 발음해 줍니다. 우리 귀에 r 사운드가 확연히 느껴지죠.

아마도 유한일님께서 영국, 미국, 스코틀랜드, 호주에 가시든, 아니면 인도에 가셨더라도, Good morning 정도의 표현은 어떤 발음이라도 금방 리스닝 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심지어 유한일님께서 인도식 Good morning 발음을 평생 한 번도 접해보신 적이 없더라도, 인도의 호텔에서 직원분께 "Good morning!" 인사를 받으시면, 금새 "Good morning!" 이라 답례를 해주실 수 있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Good morning 정도의 표현은 유한일님께서 영어라는 것을 처음 접할 때부터 배우셨던 표현이고, 그래서 Good morning 은 이제 유한일님의 삶에 관련된 상황 및 맥락 모두와 함께 빈틈없이 스며들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Caramel 은 어떨까요? 이건 유한일님께서 Caramel 에 대하여 얼마나 선호도를 가지고 계신지에 따라 확연히 달라질 것입니다.  영국에서는 거의 /카러멜/로 발음되지만, 미국 동부에서는 /캐러멜/이라고 발음되고, 오하이오 강을 넘어 미국 서부로 가면/커r멜/이라고 발음됩니다.

Caramel 이 어떤 식으로 발음됐든, 만일 유한일님께서 평소 Caramel 먹는 것을 좋아하셔서 이와 관련된 여러가지 영어 표현들을 일상 생활 속에서 수백 수천 번 사용해 오셨다면, 유한일님은 상황과 맥락을 통해 이를 금방 인지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커r멜/이라는 발음을 듣는 순간 멘붕에 빠지실 것입니다.^^

물론 유한일님께서 Caramel 의 다양한 발음들을 100% 인지하실 능력이 없었다 하더라도, 이제 우리들의 설명을 읽으시면서  Caramel 발음에 대한 지식을 쌓으셨기 때문에,  Caramel 에 대한 리스닝 정도는 극복하실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수천 수만가지 영단어 리스닝 모두를 이렇게 공부해야 하는 걸까요?

결론적으로, 영어 리스닝이 100% 안 되는 이유는, 물론 일정 부분 발음의 탓도 있겠지만, 보다 근본적으로는 우리가 원어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원어민이 아니기에 그들만큼 영어와 시간을 보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네, 우리는 원어민이 아닙니다.  그런데 '상황 및 맥락과 잘 버무려진 영어 표현들'이 어떻게 '원어민 수준'으로 '우리 삶'에 스며들어 있을 수 있겠습니까.  그러길 바란다면 그게 곧 욕심이 아닐까요.

이런 이유로, 심지어 영문학과 교수님이라도, 한국에서만 공부를 하신 분이라면,  원어민급의 영어회화 능력은 갖추고 있지 못한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영문학과 교수님들은 당연하게도 '원어민들조차 모르는 어렵고 복잡한 영문학적 지식들'을 많이 알고 계실 것입니다. 그러나 설령 영문학과 교수님이라 한들, 원어민들과 같은 수준의 영어 감각 - 몸과 정신으로부터 분리되지 않는 영어감각 - 을 갖추긴 어렵습니다. 물론 그럴 필요도 없고, 그렇지 못한 것이 영문학과 교수님들의 잘못도 아니겠지요.

그래서 한국에서 영어를 배우는 우리들은, 언제든 이런 한계 상황에 봉착할 수 있음을 겸허히 인정해야 합니다. 그리고 앞서 설명드린 이유들로, 원어민에 준하는 영어회화 실력을 갖추시려면, 그들에 준하는 시간을 영어와 보내시며, 그들이 일상에서 영어를 구사하는 삶 자체를 따라하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그러므로 좀 더 영어회화 실력을 높이고자 하는 많은 분들이, 미국인과 지속적으로 대화를 나누고, 미국 드라마나 미국 뉴스를 꾸준히 시청하며, 영어로 몇 줄의 일기라도 꾸준히 써보는 것입니다. 영어권 시민들은 그렇게 언어 생활을 하면서 살아가니까요.

유한일님께서 "이런 방식은 지루해서 싫은데 혹시 다른 방법이 없냐요?"라고 물으신 것인데, 있다면 알려 드리고 싶지만, 우리들 생각으로는 없는 것 같습니다.^^

희망은 소중합니다. 그래서 더 높은 영어회화 능력을 갖추고자 하시는 유한일님의 희망 ㅡ basic vocabulary부터 higher-level vocabulary까지, slang부터 two-word verb까지, 유창함부터 정교함까지, 그리고 원어민 수준의 리스닝 능력까지 영어적인 모든 것을 갖추시겠다는 희망 ㅡ 역시 소중합니다.

하지만 이런 희망을 이루는데는, 자연법칙적으로, 유한일님이 생각하셨던 것보다 더 많은 시간들과 과정들이 요구되는 것 같습니다.  그런만큼, 지금 당장 유한일님의 희망이 100%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하여 괴로움을 느끼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당연한 일을 바라보고 괴로워하면, 괴로워하는 사람만 손해 아니겠습니까. 또한 유한일님께서 평범한 한국인들에 비해 얼마나 영어회화를 잘 하시는지, 그것이 스스로에게 그리고 주변에게 얼마나 감사하고 행복한 일인지 생각해 보셨으면 합니다.

더불어, 희망하시는 바를 꼭 이루고자 하신다면, 조급함을 버리시고, 지금부터 영어권 원어민들이 하루하루의 일상에서 어떻게 영어를 사용하고 있는지 연상하신 뒤, 최대한 그들과 비슷하게 영어적 생활을 하시면 됩니다. 이런 방법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그리고 비록 원어민급의 영어회화를 구사하고 싶지만, 그만큼의 시간과 노력을 투자할 가치는 없다고 생각하신다면, 현재 수준의 영어회화 능력에 만족하시고, 원어민 급의 능력을 갖추는 것은 과감히 포기하셔도 됩니다. 왜냐하면 사실 유한일님이 토종 한국인으로서 현재 갖추고 계신 영어회화 능력만 해도 정말 엄청나게 대단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말씀드린 내용은, 사실 유한일님 스스로도 이미 다 아시는 내용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사람이란 모름지기, 자신이 알고 있는 이야기도 가끔씩 다른 사람을 통해 듣고 싶어하는 그런 존재입니다. 우리의 이번 역할은 이런 것인 듯 하여, 이렇게 주제 넘은 조언 올리게 됐습니다. 아무쪼록 선의로 해석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첫 번째 수강후기에 답변을 드릴 당시,  '이곳을 방문하신 것이 왜 좋은 선택이었는지'에 대해  세 가지로 나누어 설명을 드렸는데요. 이번 답변글이 유한일님께 조금이나마 도움을 드릴 수 있길, 그래서 '이곳을 방문하신 것이 왜 좋은 선택이었는지'에 대한 네 번째 이유가 될 수 있길 바라겠습니다.

                    * 참고: 유한일님의 첫 번째 수강후기
                    http://www.philipenglish.co.kr/index/bbs/board.php?bo_table=s5_02&wr_id=807

감사합니다. 오늘도 많이 웃으실 수 있는 행복한 시간 보내세요.^^
     
도재욱 16-04-06 00:50
 
막 수강신청한 필립 새내기입니다ㅎㅎ
영어가 꼭 필요한 직군이라 저도 글쓴이님과
비슷한 고민이 있어 질문과 답변 모두 단숨에 읽게 됐습니다 ㅋㅋ
정말 도움 많이 되네요.
제가 질문한 건 아니라도 도움되는 엄청난 장문 답글을 달아주신 매니저님께 감사인사 드립니다.
차라리 마음 비우고 생활의 일부라 하며 꾸준히 해보려 합니다
          
관리자 16-04-06 12:51
 
도재욱님 안녕하세요. 필립 잉글리쉬 한국 매니저팀입니다.

유한일님께 드린 답변이 도재욱님께도 도움이 됐다니, 저희들도 많이 기쁘네요.^^

수강신청은 잘 처리 됐습니다.

아직도 많은 것이 부족한 필립 잉글리쉬이지만

도재욱님께서도 앞으로 이곳에서 많은 것을 얻어가실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오늘도 많이 웃으실 수 있는 행복한 시간 보내세요.^^